정양수 취재

여러가지 이유로 못보던 정치인.

12년 만이다. 요즘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난을 받는 정양수 기자의 기억이다.

경인일보 정치부당시 경기도의회, 즉 제6대 의회를 출입할때 한분을 설득하기 위해서 관행을 벗어나고 한분을 초대했다.

수원 인계동에 어울리지 않는 두사람이 앉았다.

반대로, 그리고 접대를 받았다. "공천이 된다는데..."

뭐 비용은 당시나 현재를 비교해도 크지 않았지만, 그 부담이 얼마나 큰지는 잘아는 때였다.

기자가 물었다. "7대 의회에서 크게 쓰일 인물인데 요즘 고민이 많으신가 봅니다"라고. 막 신혼이라 어려운 형님이었다.

의외의 대답은 당연하다는 뜻을 밝힌 거였다.

"그래도 감사했는데 이렇게 감사인사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시원하게 점심을 거나하게 얻어먹었다.

"오래 걸리실텐데요", "모시던 분이니 의리를 지켜야죠"라고 그 정치인은 답을 했다.

이걸 글로 써도 될까요라고 했을때 그는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지금 12년이 지난 기자는 이 글을 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말이다.

그 당시는 경인일보 기자로 이름하여 잘 나갈때다. 6룡이 나르샤를 찍듯이 기자들도 6룡이 나르샤를 외쳤다.

지방자치가 꽃피던 시절.

나는 제6대 하수진 경기도의원을 처음 만났고 헤어졌다. 쉽게 다시 볼줄 알았다.

참 오래 기다렸다. 최근 하수진이란 이름으로 나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들어왔다. 여전히 우리는 말이 없다.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다.

그동안 야인이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일상을 체크하면서 "오늘은 그 형님 참 추웠겠네?"라고 웃었다.

정치란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다.

그런데 그 정치인을 보기 위해 1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 이야기가 선거법에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처음으로 선거법에 안걸리는 만큼 딱 소주 몇병 먹은게 걸린다면 나 또한 죄인이다.

정치는 의리고 오늘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 해도 기자 본인도 인사도 안할 위인이다. "화이팅 하십쇼" 스승에게 배웠듯 그 말만 하고 뒤돌아설 것이다.

출마를 하든 안하든, 시민들은 그 도의원을 그리워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정치부 기자로서도 더욱 그가 그리워지는 때다.

정치부 기자들에게 가장 많은 이야기를 했던 영웅담이 아닌 영웅담 '의리 정치'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이 말을 하는데 12년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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