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은행, 광주은행에 탄원서 제출'
은행 "요건 갖추면 거절 방법 없어… 입장 이해되지만 조처 못해"

인천 부평과 충북 충주에 이어 경북 경주 상인들이 의류·잡화 유통업체인 모다아울렛에 '상권 침탈'에 반발하며 모다아울렛과 대규모 대출 거래를 한 금융기관에 탄원서를 보냈다.

모다아울렛 규탄 전국상인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6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신한캐피탈,신협, 광주은행 등 14개 금융기관에 탄원서를 보내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경주중심상가연합회 등 경주지역 상인회는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주)모다이노칩이 지난 2013년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1만5천㎡를 2호점 부지로 매입한 데 이어 경북문화관광개발공사로부터 보문단지 내 2만5천361㎡를 3호점 부지로 매입하자 경주 상권 교란 우려를 표하며 탄원서 제출에 참여했다.

3호점 부지에 대해 모다는 경북문화관광공사에 토지대금 137억여원을 완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보문 2호점 부지 매입 자금은 광주은행 삼성동지점 등으로부터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중심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천북 모다 경주 1호점이 생기면서 경주중심상가는 물론이고 경주 시장 곳곳의 점포 30%가 문을 닫았다"며 "전국 각지에서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기업에 경북도민의 관광유산인 보문상가를 넘겨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탄원서 발송에 이름을 올린 상인회는 전국전통시장상인연합회와 인천상인연합회, 부평지하상가연합회, 인천 부평의 아이즈빌상가연합회, 경기 구리전통종합시장, 충주성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다.

또 경북 경주 지역에서는 경주중심상가연합회, 경주봉황상가연합회, 경주중앙시장상인회, 경주성동시장상인회 등 66곳이다.

지난 7월 부평·충주 상인회는 모다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준 금융기관에 불매운동에 돌입한 상태이다. 특히 부평 상인회는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조합원인 신협 5개 지점이 모다에 각각 20억원씩 총 100억원을 빌려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신협 지점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한 대책위는 “하나은행에서 모다아울렛 대출을 담당했던 직원이 신한은행 계열사로 이직한 후 신한은행 계열사에서 모다쪽에 대출이 많이 나갔고, 신한캐피탈도 모다아울렛에 많은 대출을 해주었는데, 현재 두 은행의 담당자가 모두 모다아울렛 대출건으로 형사소송에 걸려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한은행이나 신한캐피탈은 모다아울렛의 보문단지 개발에 대출을 해주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모다이노칩의 모기업인 대명화학의 전자공시시스템 상 연결재무재표(2018년말기준)에 따르면, 금융권 대출금액 중 가장 많은 대출이 나간 곳은 국민은행으로 980여억 원이고, 두 번째로 신한은행이 800여억 원의 대출이 나갔다.

2019년 들어서 대명화학은 자회사인 모다이노칩,코웰패션, 디에이피의 주식을 담보로 계속해서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도 확인됐다.
   
한편 금융권은 기업이 대출요건을 갖추면 대출 승인을 거절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제1 금융권 은행 관계자는 "기업이 요건을 갖춰 대출을 신청하면 집행할 수 밖에 없다"며 "지역 상인들의 반발과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은행 입장에서 조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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