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행작가 진우석

"생애 한 번쯤 걷고 싶은 인생길이 있는가?"

정상을 향하는 등산과 달리, 아름다운 자연을 오롯이 느끼며 "나를 찾아가는" 느림의 여행.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좋고, 산이 아니어도 좋다.

"트레블라이터보다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요. 여행에 대한 경험과 식견이 높은, 작가 수준의 안목과 철학을 갖춘 사람이죠. 그런 여행작가이고 싶습니다."
 

진우석 여행작가 (진우석 여행작가 제공)


글쓰기 좋아하는 문학청년이 여행작가로 걸어온 20여 년.

2018년 「해외 트레킹 바이블」을 비롯해 「대한민국 트레킹 바이블」, 「대한민국 3대 트레일」, 「걷기 좋은 산길 55」 등을 펴낸 진우석 여행작가(현 한국여행작가협회장)를 만나 그가 겪은 길을 들여다본다.

"학창시절 지리산을 종주할 만큼 산을 좋아해 대한민국의 명산을 찾아다녔고, 시인을 꿈꾸며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소개할 때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는 말을 써요."


진우석 여행 작가는 1999년 월간 <사람과 산> 편집부 기자로 첫발을 디뎠다. 출판사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지만, 다시 월간 <마운틴>에서 활동을 하며 등산잡지 기자 경험을 쌓았다.

일하는 4년 동안, 진 작가는 등산 영역에서 여행 분야로 확장해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되었다. 이를 위해, 여행작가협회에 가입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여행작가에게 글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사진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진 촬영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돌로미티 트레킹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2006년, 파키스탄 북부 지역을 3개월쯤 자유롭게 트레킹과 배낭여행을 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풍경도 많이 만났지만, 세계의 다양한 여행가들도 만났습니다. 이 여행 덕분에 제 첫 번째 책 「파키스탄 카라코람 하이웨이 걷기여행」이 나왔고, 2008년 'EBS 세계테마기행' 출연자로 나오게 됐습니다."


여행하며 겪었던 위기에 대해 묻자,

"두어 번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어요. 한번은 아이스 다이빙을 취재하며 겁도 없이 그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직접 체험하면 살아있는 글이 나올 것 같아서였죠. 하지만 얼음물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고 숨을 쉬지 못해 죽을 뻔했습니다."

또한, 진 작가는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두타연 폭포에 빠져 구사일생한 적도 있다고 했다. 여행 작가는 3D 업종이기 때문에 몸을 잘 보살펴야 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에버레스트 등반에 나선 진우석 여행작가


'지구 한 바퀴, 약 4만km 정도는 걷자.'

진우석 작가의 신념 (국내외 트레킹과 트레일 거리 총합이라고 한다.)

"제게 여행이 주는 의미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여행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자유를 줍니다. 그래서 더욱 치열하게 취재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일출부터 일몰까지, 트레킹과 트레일 모든 구간을 걸으려고 합니다."


여행 현장에서 아름다운 풍경, 사람, 새로운 지식을 얻었을 때, 자신의 기사와 책을 보고 독자들이 도움을 받았다 말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진우석 작가.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그 역시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향후 더 많은 나라를 찾아 걷고 싶다는 진우석 여행작가. "자연이 주는 느림의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그의 모습을 책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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